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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십오 년 넘게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정식 학교나 대학원은 가지 않았고 대신 온라인으로 평생교육원 공부를 이것저것 했었다. 그래서 남들처럼 기숙사 생활하며 다양한 인종의 룸메이트나 학교 친구를 사귀는 건 내 인생에 있어서 절대 일어나지 않았고, 딱히 아는 사람들 해봤자 친한 교회 사람 몇 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일본과 관련하여 가족을 잃게 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분이 계셔서 사실 일본 문화에 관심 있고 일본어를 조금 한다는 티를 내기가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그분 앞에서만큼은 내색을 안 하고, 대신 재일한국인과 결혼하신 분이 계셔 한 번씩 일본어로도 의사소통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남남.

 

일본인 자체가 외국 유학을 잘 가지 않는지라 미국 내에서의 일본인 퍼센티지도 많아봤자 5퍼센트 정도인 걸로 알고 있다. 그나마 일본인 커뮤니티가 어느 정도 잘 조성되어 있는 곳은 하와이인데 아는 분께서 그곳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실 때 영어보다는 일본어를 먼저 배워야 했을 정도로 입김(?)이 대단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강남도 하와이에서 학창 시절 보내지 않았었나?)

 

한국에 계속 살고 있었음 벌써 일본 여행 한 번쯤은 다녀왔을 텐데, 그래서 미국에 사는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일본을 느끼고 싶으면 하와이로 놀러 가면 되겠네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이다.

 

그건 그렇고 미국 살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생생한 일본어를 관광지와 일식집에서 총 세 번을 들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일본어에 대한 기초가 어느 정도 있다 보니 잘은 기억 안 나도 상대방이 대충 무슨 의도로 말한다 정도의 분위기 파악은 되었었는데, 아무래도 생판 모르는 남남이다 보니 내가 대화에 끼일 수 있는 상황도 전혀 아니었고 그냥 속으로만 '일본어가 들리네~' 이러고 말았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 중에 아시는 분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으나 경기도 평생교육원 지식캠퍼스를 통해서 초급부터 고급까지 회화, 문법 등 다양한 일본어 강좌들을 수료했었다. 집에 어렵사리 구매한 교재들도 아직 있는데 다 끝낸 지가 벌써 몇 년이 흘러 배웠던 것들도 거의 다 까먹은 상태이다.

 

작년 연말부터 배우기 시작한 독일어와 라틴어도 그렇고 지금 언급하고 있는 일본어도 그렇고 나의 일상생활 속에서의 활용도는 제로이다. 나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스페인어도 아니요, 오로지 한국어 아니면 영어뿐이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회생활 직장 생활하며 살 수 있는 형편과 입장이 아니다 보니 내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은 바로 인터넷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있기에 그나마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러하다. 비록 오프라인 상에서의 일본인 친구는 한 명도 없지만, 인터넷을 통하여 다양한 일본 문화를 접하다 보니 때로는 나의 끓어오르는 덕심을 일본어로 표현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과감하게 댓글창이나 트위터를 활용한다.

 

그리고 때로는 이러한 나의 잡담에 귀 기울여주고 반응해 주는 소수이지만 일본 원어민 분들 또한 계신다. 그럴 때면 진짜 거의 반나절 가까이 소통할 때도 있는데 알아듣고 척척 답하는 나의 모습에 나 자신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어디서 들었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본인들은 자기들의 언어를 구사하고 글을 쓰는 외국인들을 좋아한다고. 그래서 나도 가능하면 서툴지만 일본어로 표현하는 연습을 자꾸 하고 있고 실제로 반응들도 괜찮은 편이다.

 

2023.06.07 - [배움의 기쁨/일본어] - 요 며칠 간 일본어 작문을 하며 느낀 점

 

요 며칠 간 일본어 작문을 하며 느낀 점

네이버 지식인도 그렇고, 페북 그룹도 그렇고, 오래간만에 거의 일주일 간 일본어로 작문을 할 기회들이 몇 번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틀려서 지적당하기도 하지만, 근래 들어서 한 것들은 나쁘

anna-gleams.tistory.com

 

 

이쯤 되면 복잡한 머릿속도 청소할 겸 좋아하는(혹은 덕질하는) 일본 문화 및 아티스트가 뭐뭐 있는지 나열해 보도록 하겠다.

 

일본 음식 - 스시, 덴뿌라, 우동, 라멘, 소바, 타코야끼, 오코노미야끼 등

제이팝 - 오카자키 리츠코, 하야시바라 메구미, 사사키 노조무, 자드(사카이 이즈미), 세카이노 오와리

일본 애니 - 마법기사 레이어스, 카드캡터 사쿠라, 만월을 찾아서(달및천사), 클램프의 세계관 그 자체

일본 드라마와 영화 - 노다메 칸타빌레랑 비밀 밖에 모른다고 하는 편이 좋겠지?

그 밖에 관심 있는 것들 - 페리여행, 자판기

구독하는 일본 관련 유튜버 - 유우키, JM, 도사남 고구마

 

 

 

썰렁하니까 대표 이미지가 하나 있어야겠는데 소장 중인 DVD들.

돌 다 판타지라 실질적으로 일본어 공부에는 별로 도움 안 됨.

 

 

 

 

ps: 참고로 왓츠앱같은 언어교환 앱 같은거 왜 안 쓰냐고 하실수도 있는데 성격상 낯선 사람이랑 대화하는 거 자체를 싫어함. 게다가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경우들도 많은지라 특별한 취미 공유가 아닌 이상 경계를 철저히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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