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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일본에 놀러 갈 기회가 생긴다면 제일 먼저 달려가고 싶은 곳이 바로 노래방일 정도로 나는 노래에 진심인 사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치원 연말 발표회 때면 항상 자진해서 독창을 하곤 했었고, 여고 다닐 때는 합창부, 대학 시절에는 교회 성가대에서 소프라노를 줄곳 맡아온 화려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제이팝 내지 애니 노래들을 알게 된 이후로는 나에게 맡는 노래들을 찾아 때로는 스마트폰으로 녹음도 하곤 했었다. 위에 박힌 플레이리스트가 바로 그 결과들이다. 여기서 더 추가하고 싶은 노래들도 있지만 고이고이 아껴두었다가 언젠가 실전에서 팡! 하고 터뜨리기 위해 참고 또 참으며 인내의 시간들을 가지고 있다.

 

그럴 리야 있겠냐만은 일본 관련 무슨 행사에 초빙되어 노래를 부를 경우를 대비해서 생각해 둔 곡도 있고, 노래방에서 목청껏 부르고 싶은 노래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일본에 대하여 안 좋은 감정을 가진 분들이 혹 계실까 해서 되도록이면 친한 분들과의 노래방은 피하는 편이다. 코시국 되어서는 거의 불가능하게 돼버리긴 했지만. 

 

왜 한국 사람이 한국 노래는 모르고 일본 노래만 아냐고 하실 수도 있겠다. 그도 그럴 것이 학창 시절을 거쳐오면서는 대중음악이나 연예계에 0.01 퍼센트도 관심이 없어서 거의 혐오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 근래 들어서는 나의 취향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케이팝들을 찾긴 했지만 극히 소수이고(악뮤) 또 이들 중 노래방에서 부를 만한 것들은 없다. 

 

하지만 대학 시절부터 시작된 제이팝 덕질을 하는 과정 속에서는 원래 클래식을 전공하였던 나의 취향과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곡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앞서 소개한 적도 있는 오카자키 리츠코인데 이 분의 노래를 듣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엄청 큰 힐링이 되고 있다. 그리고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내 목소리와도 가장 잘 맞는 듯. 

 

자드는 소프트 락 계열인지라 사실 나의 원래 전공과는 조금 괴리감이 있지만 이것도 적응이 되니 어느덧 노래방에서 자신 있게 부를 수 있는 여러 곡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노래들은 워낙에 넘사벽인 것들이 많은지라 사실 제일 자신이 없다. 이분의 특유의 비음 창법을 도무지 따라 할 수 조차도 없고 오히려 실례인 것만 같다.

 

Good Luck! 을 수줍게 불렀었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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