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전의 다른 블로그에서 잠깐 다룬 적이 있었듯이, 원래 난 오랜 세월 동안 인프제(INFJ)였었다. 이 16가지 성격유형검사가 최근 들어(요즘은 좀 사그라들었지만) 핫하지만, 사실은 훨씬 오래전부터 에니어그램과 함께 이미 그 이름과 명성을 조금씩 알리고 있었다. 개인적인 경험담을 잠깐 하자면 십여 년 전 출석하던 교회 세미나에 심리검사 전문가 강사 선생님께서 MBTI와 에니어그램을 소개해주셔서 알게 되어 그때 처음 검사하고는 오랜 세월 동안 줄곧 인프제였다. (이후 한 번씩 인터넷 사이트에서 재검사 몇 번 했었음) 애니어그램도 4번 날개를 가진 5번인가 아님 이 둘의 숫자가 뒤바꼈는가 좌우지간 결론은 극내향인이었다.
그런데 2021년에 나와 우리 가족의 삶을 흔들고 뒤바꾼 '사건'이 하나 발생했었는데 그 이후로부터는 거의 내가 나서지 않으면 일들이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얼굴에 철판을 몇 백 장씩 깔고 하나하나 엉킨 실타래들을 풀어나가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영어가 술술술~ 나오는 것이어서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도 이런 나를 보고 다들 깜짝깜짝 놀라는 거였다. 나 자신조차도 마찬가지인데 이건 몇 년 동안 꾸준히 해왔던 평생교육 공부 덕이었음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2023.03.17 - [배움의 기쁨] - 미국 평생교육원의 장점
미국 평생교육원의 장점
새 출발을 하였던 2016년부터 지금까지 온라인 평생교육원을 통하여 관심 있고 흥미로운 것들을 배워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원래 전공도 등한시하게 되었고 심지어 부끄럽고 수치스럽게만 여겨
anna-gleams.tistory.com
그러고 나서 어느 날 문득 생각나 오랜만에 검사를 해봤는데 이번에는 인프제가 아닌 잇티제(ISTJ)가 나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러 설명들을 차근차근 읽어보고 또 무엇보다도 이 유형을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일종의 안도감을 가지게 되었다. 쉽게 말하면 허황된 꿈이나 이상에서 드디어 벗어나 좀 더 현실적인 사람이 된 것이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나 처음 보는 사람한테 난 타고난 내향인이라면서 이 얘기를 하면 다들 안 믿는 반응.
그도 그럴 것이 부끄러운 지난 과거를 밝히자면 꼭 이루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얼토당토 없는 길을 가겠다고 큰소리 뻥뻥 쳤었던 시절이 있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남들이 아무리 말겨도(?) 고집은 있어서 결코 소용이 없었고 그들의 말은 귀에 조금이라도 들어오지도 않았었다.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나는 하염없이 나 스스로를 과대포장하는 일에만 온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자연스레 현실적인 안목 이런 건 안중에도 없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가족의 사건' 훨씬 전에 일어난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버린 '또 다른 사건'으로 인하여 이러한 나의 꿈, 아니 심지어 현실조차도 하루아침에 그리고 단번에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 당시는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오로지 나의 건강만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였었다. 그래서 회복하는 과정들 속에서 나는 드디어 현실을 깨닫게 되었고, 내가 무엇을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지, 그리고 진정으로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조금씩 깨달아나가던 중 평생교육 공부 및 나만의 취미를 발견하고 알게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만일 누군가가 음악을 전공하고 싶다고 하면 나는 아마 쓴소리부터 내뱉을 거 같다. 진짜 재능이 특출 나서 콩쿠르 가서 상 받고, 학교서 실기 우수 장학금 받지 않는 이상 다 부질없다고 딱 깨 놓고 말하고 싶다. 우리 부모님 세대와 지금 21세기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다. 그때는 사실 음악을 전공하거나 유학 간다는 거 자체가 엘리트들만이 가능했기에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요즘 시대는 막말로 개나 소나 유학 갖다와도 잘 풀려야 대학 교수도 아닌 꼴랑 강사 자리뿐이다. 게다가 음악 시장 자체도 포화 상태인지라 진짜 0.0001 상위 퍼센트 부류가 아니면 음악으로 밥 벌어먹는 거 자체가 입에 겨우 풀칠하는 정도뿐이다.
그래서 결론은 안정된 직장을 기반으로 하여 음악은 단지 취미로만 가볍게 즐기는 게 지금 이 시대에는 제일 속 편하다고 해야 할까. 난 음악 밖에 몰라요~ 하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만... 엠비티아이 이야기하다가 다른 데로 세버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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