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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악보집 앞표지지브리 악보집 뒤표지

 

사둔지 거의 3, 4년은 된 거 같은데 최근 들어서야 이 책의 80 혹은 90 퍼센트를 거의 마스터하였다. 처음에는 귀에 익숙하고 손이 편한 곡들 위주로만 쳤었는데, 세월이 지날수록 한마디로 본전을 제대로 뽑아야겠다는 생각에 조금은 두렵지만 난이도 있는 곡들도 도전하여 어제아래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어려운 부분들이 군데군데 있는 거지 전체적으로 중급 이상이면 충분히 그리고 무난하게 소화해 낼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포뇨 노래만큼은 왜 그렇게 원곡과 전혀 다르게 엉뚱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한 게 훨씬 더 나은데.

 

그러면서 발견한 히사이시 조의 재미난 특이점, 이 아저씨께서는 (화성학에서는 금기시되는) 병행을 무지 좋아하신다. 끝 마무리든 곡의 중간이든 특히 4도 병행이 많이 나오는데 오른손으로 이 부분들을 칠 때마다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손에 느껴지는 감각이 그야말로 기모찌~ 그리고 꼭 병행은 아니더라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혹은 집중하면서 듣던 지브리 음악이 내 손가락 끝을 통하여 흘러나와 탄생된다는 거 자체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One Summer's Day와 원령공주 노래를 연주하면 더욱더 그러하다. 다른 곡들도 그렇지만 이 둘 만큼은 정말 혼을 있는 대로 쏟아붓지 않고서는 결코 연주할 수 없음.

 

완벽하지는 않지만 신청받으면 최소한 무리 없이 연주해 낼 수 있는 수준이라서 감사하다. 하지만 암보랑 버스킹은 이제 나이가 있어서 무리데스~ 그냥 집에서 취미 삼아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으면 그걸로 그만이고 또한 만족한다. 너무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은 악보집을 찾는 게 수월한 건 아닌데 이렇게 손수 원전악보로 만들어주시니 그저 황송할 따름이고 무한한 영광이다. 이로서 새로운 레퍼토리를 구축하는 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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